좌익주의와 COVID-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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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신 모음집 VII

좌익주의와 COVID-191

M:(
원시주의가 한창 유행했었던 2000년대 초반에) 저는 문명과 기술 비판 문헌들을 꽤 많이 읽었습니다. 비록 많은 저술가들과 단체들이 그러한 이론들을 아나키즘에 포함시키려 했지만, 저는 원시적인 삶이나 원시 사회를 이상화하지 않는 저술가들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기술과 편안함을 거부하는 삶에 따르는 고난과 궁핍함을 부정하지 않았으며, 자연친화적인 삶을 변호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당신과 테드 카진스키의 철학의 “기초”적인 부분들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이것은 대중이 공감할 수 있고 문명의 향방을 결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철학 이론 보다는 낭만적이고 시적인 무언가에 더 가깝습니다. 제가 아나키스트라고 주장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한 사상에 공감하며, 제가 방금 말한 것과는 모순되지만, 저는 노동자주의와 계급 투쟁에 가장 강하게 공감합니다. 제가 인류의 진보 또는 그 비슷한 것을 수용하거나 숭배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자본주의적 논리가 이 세상에 일으킨 분열들을 인정합니다. 한편으로는, 저는 안락함과 강요된 쓰레기를 구매하는 거짓된 자유 보다, 생계 경제(subsistence economy)와 그 “강건함”이 주는 삶이 더 낫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저는 기술을 믿지 않습니다.

U.R.:
저는 원시주의와 어떠한 관계도 없으며, 원시를 이상화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그저 원시적 삶이 그 모든 문제점들과 괴로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명적 삶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자연선택을 통해 유전적으로 그렇게 적응해왔고, 그것이 자연파괴를 최소화하는 삶의 방식이기 때문입니다.(원시인들이 자연을 심각하게 파괴하지 않은 이유는 오직 그들에게 진보한 기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게 전부 입니다. 저는 원시적 삶이 에덴 동산이나 천국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원시인들이 천사였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다른 시대의 다른 인간들 못지 않은 개새끼들이자 씹새끼들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만약 타임머신이 발명되어서 대부분의 원시주의자들(원시인들을 낭만화하는 사람들)이 선사시대로 떠난다면, 오래 살지 못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야생의 환경이 그들을 죽이지 않는다면, 그들이 그토록 이상화하던 원시인들의 손에 죽을 것입니다.

저의 생각, 또는 카진스키의 생각이 대중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당신의 주장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대중의 생각을 바꿔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물리적으로 사회를 바꾸고자(더 정확하게는, 파괴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누군가의 마음을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필요한 것은 이러한 생각과 목표를 분명하게 갖고 있으며,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수단을 쟁취할 용기, 그리고 때가 왔을 때, 실현시킬 용기가 있는 사람들 입니다. (그 숫자가 반드시 많을 필요도 없습니다.) 사실, 대중의 생각과 행동을 강력하고 광범위한 프로파간다, 통제 수단 없이 바꾸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는 즉 기술-산업 사회가 필요함을 의미하고, 그것이야 말로 제거해야할 대상입니다. 따라서, 이는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많은 아나키스트들이 믿는 바와 같이) 대중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거나, 강압 없이도 대중이 스스로 진실을 발견하고 행동하리라는 믿음이야 말로 몽상적인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여전히 우리의 생각이 “낭만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중이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변하리라고 믿는(혹은 믿고싶어 하는) 사람들, 또는 그런 일은 없으리라는 것을 알기에, 기술-산업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다른 방법을 찾는 사람들. 어느 쪽이 낭만적입니까?

제가 아나키스트라고 주장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한 사상에 공감하며, 제가 방금 말한 것과는 모순되지만, 노동자주의와 계급 투쟁에 가장 강하게 공감합니다. 제가 인류의 진보 또는 그 비슷한 것을 수용하거나 숭배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자본주의적 논리가 이 세상에 일으킨 분열을 받아들입니다.”라고 말씀하신 부분이 어떤 의미인지 제가 완벽하게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대충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는 알 것 같습니다. 별로 이상할 것도 없습니다. (아나키스트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좌파들은 그들이 좌파라는 것을 모릅니다. 반자본주의, 계급투쟁, 노동자주의에 대한 이 모든 장광설들이 좌익주의라는 것만큼 분명한 것은 없습니다.(사실, 이것이야 말로 정통 사회주의, 교과서적 좌익주의 입니다.) 이는 동물의 권리, 동성애자의 권리 수호, 가부장제에 맞선 투쟁 등과는 관련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의 것이기 때문입니다.(전자는 19세기와 20세기 초반의 좌익주의이고, 후자는 그 후에 널리 퍼졌습니다.) 어쨌든 좌익주의 입니다.2

M:
코로나바이러스를 둘러싼 이야기들과 그 단기적, 장기적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U.R.:
솔직히 말하자면,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에 대해 생각할 수록 이해하기 어려워집니다. 작년에 이 주제를 둘러싼 수많은 헛소리들을 보고 들었는데, 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요약해서 다음과 같이 말씀드리겠습니다.

바이러스의 근원이 불분명합니다. 어쩌면 영원히 불분명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든, “자연”적 근원으로부터 나왔든, 진실은 코로나바이러스는 현존 사회의 기술적, 사회적 발전(특히, 인구성장)으로 인한 결과물이라는 것입니다. 설령 이 바이러스의 근원이 “자연”이라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전혀 (비인공물이라는 의미에서)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야생 생태계에 대한 파괴, 저하, 착취 행위로 인한 것입니다. 이로인해 야생동물들이 인간과 (직접적, 간접적으로) 더 가까이 더 자주 접촉하게 되었으며, 그들의 병원균이 인간에게 전염되었습니다.(대부분의 대규모 전염병과 팬데믹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비롯된 동물원성 질병입니다.) 인구 밀집 지역의 높은 인구밀도는 전염병을 더욱 쉽게 발생하고 영속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고속 장거리 이동 수단들은 병원체를 확산시켰습니다.3 따라서, 이는 기술 발전과 사회 발전의 책임입니다.

봉쇄조치가 작동하는 방식은 끔찍하게 혼란스럽습니다. 그래서 어느 누구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질병 진화 통계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것은 거짓이거나, 형편없이 이루어졌습니다. 어느 쪽이든 완전히 비논리적입니다. 많은 경우에 통계와 봉쇄조치 둘 다 역학(疫學)보다는 경제와 정치의 영향을 더 많이 받습니다. 저는 스페인 뿐만 아니라, 세계 전반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국가들도 똑같이 비논리적입니다.

저는 어떤 종류의 COVID-19 백신도 믿지 않습니다. 역사에 걸쳐 기술적 해결책들(대부분의 경우 기술 그 자체로 인해 발생했거나 악화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되는 기술들)이 일으킨 바람직하지 못한, 예측하지 못한, 해로운 효과들을 고려한다면, 이 백신들만은 예외일 것이라고 믿을 이유는 없습니다. 특히 장기적으로, 이 백신들이 그것이 해결한 문제보다 더 큰 문제들을 일으킬 가능성은 대단히 높습니다. 특히 장기간의 신중한 시범 과정(모든 백신들은 대개 그런 과정을 거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함이 자주 발생합니다.) 없이 급하게 만들어진 백신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바이러스를 막겠다는 핑계로, 많은 정부들과 정치인들, 특히 권력자들과 (제약회사 같은)조직들이 이 상황을 이용해 전체주의적 통제 수단을 도입하고, 사람들의 주의를 돌리고, 혼란을 이용해 천박한 속임수들을 쓰고, 기술적 해결책들을 팔아 이익을 챙기려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장기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는 기술-산업 체제를 약화하지 않고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첫째, 코로나바이러스가 경제위기를 일으켰지만, 체제를 약화시킬 정도로 심한 위기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세계적으로 사망자 수가 체제를 약화시킬 만큼 많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80억명 중 몇백만명이 죽는 것은 많은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동안에는, 봉쇄 여부와 상관 없이,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격리조치로 인해 사람들은 더 많은 시간을 집에 틀어박혀 TV와 인터넷에 빠져 지낼 것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연으로부터 소외될 뿐만 아니라, 현실로부터도 소외될 것입니다. 이는 사람들이 더욱 인공적인 환경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가상적인 “현실”에 사는 것에 익숙해지도록 만들고, 현실(과 자연)에 대한 감각을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잃게 만들 것이며, 현대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강화할 것입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기술-산업 체제의 발전을 더욱 쉽게 만들 것입니다. 사람들이 비가상적, 비디지털적 감각을 잃을 수록, 사람들을 기계와 점진적으로 결합시키거나, 더 부자연스러운 조건에서 살도록 만드는 것이 쉬워질 것이며, 그들은 그 과정에서 그들이 무엇을 잃고 있는지(야생의 자연, 인간 본성의 표현, 전통 문화,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 심지어 인간의 생물학적 신체)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더 구체적으로, 백신은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효과를 일으키기 전에는(그것이 알려지기나 할지는 모르겠지만),단기적으로 현대 기술과 기술적 해결책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을 강화시킬 것이며, 기술-산업 체제를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구원자로 여기게 만들 것입니다. (기술-산업 체제는 실제로 문제의 원인입니다.) 어떤 경우든 간에, 저는 좋은 일이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회의적입니다.

각주

1. M.
Último Reducto(U.R.)20201216일자 서신 모음집. 스페인어 원문.©Copyright 2021, Último Reducto for the fragments originally written by U.R.

2.
좌익주의의 진화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는 Karaçam, “Leftism, Techno-Industrial System and Wild Nature”, in Naturaleza Indómita 참고. (https://drive.google.com/file/d/1rffohMC4P3QiwW1fnHyDkF_Hm8zsYF8-/view).

3. David Quammen, Spillover (Norton & company, 2018)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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